이 글은 2008/12/09 10:14에 비회원가 쓴 글입니다.
글 쓴 날짜가 오래됐을 경우 정보가 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 ^ 로로에요 ㅋ 먹는언니의 블로그에 필진으로 참여중입니다

http://ozhey.tistory.com


제 생일날 남친이 고깃집에 데려갔습니다.

저번에 회사랑 미팅있을 때 한번 와봤다던 선릉역 "우삼겹"

전 그날 인생의 감동을 느꼈습니다.

우삼겹, 이는 너무 얇아서 불에 닿자마자 익기 시작했습니다.

남친이 구워준 걸 불에 스치기가 무섭게 먹었습니다.

너무 얇아서 배가 부르지 않았습니다.

비싼 고기를 마구 먹을 수 없어 밥으로 배를 채웠습니다.

생일날은 '높은 곳에서 밥먹기(서울의 전망이 보이는 아름다운 곳, 분위기 있고 로망있는 곳)'가 소원이었지만

바뀌었습니다.

생일날은 고기를 먹고 싶습니다.


로로는 웨딩박람회에서 일을 하는데요.

그날 실적이 좋았을 경우 어머니가 좋은 식당에 데려가십니다.

실적이 좋았던 날 청담동 '새벽집'이란 곳에 가보고 전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습니다.

거기엔.. 어머니가 저를 한번도 먹여서 키우지 않았던 "꽃등심"이란 메뉴가 있었습니다.

전 사람들이 꽃등심 꽃등심하기에.. 그게 그냥 무슨 목살이나 삼겹살 같은 고기겠거니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세상에서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정말.

아름다운 맛이었습니다.

로로 21살 살면서 음식을 먹으며 그렇게 감동했던 적은 처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입안에서 꽃이 피어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세상에 그 누구도 저에게 꽃등심을 사준 적이 없었습니다.

엄마는 그걸 안먹이고 저를 키웠습니다.

아직도 저는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 많습니다.

그날 이후로 남친의 번호가 "꽃등심"으로 저장되었습니다.

남친이 꽃등심처럼 좋다는 게 아니라..

꽃등심 좀 사달라고;;; ㅠ




지난 일요일도 열심히 일끝나고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구 아미가 호텔) 옆에 대도식당으로 회식을 갔습니다!




여기는 아버지의 초등학교 동창의 와이프가 운영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왕십리 40년 전통 대 도 식 당..

"대도식당" 이름이 촌스러워서 전 걍 딴데를 가자고 했지만

고기를 판다는 소식에 입 싹 다물었습니다.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옆 왼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바로 보입니다.



대도는 사전에서 찾아보니 ... 도량이 큰 도둑이라고 합니다.



이 곳의 본점 왕십리접은 저 보다싶이 저런 그림으로 생겼는데요. 외관은 저렇게 후져도

그 안에는 고기를 먹고자하는 사람들로 바글바글 하다고 합니다.

그렇게 고기가 유명한 집이라고 하네요.


벌써부터 고기를 사수하고자 하는 바쁜 움직임... 내 사랑 썸과 저번에 빕스편에

등장했던 유경양이 등장하는군요. 어머니의 표정은 리얼합니다.




고기를 대하는 주과장님의 표정은 진지하기만 합니다. 고기는 등심입니다.

지금 리뷰를 쓰는 이 순간에도 고기가 내 앞에서 익어가는 듯 초조하기만 합니다.

군침이 도네요 ㅠ



불판이 크지 않습니다. 그 조그만 불판속에서 마늘과 버섯과 고기는 익어갑니다.

전 고기를 먹을 때 가위와 집게를 들고 굽는 편이 아닙니다.

그 시간에 고기를 먹어야 하기 때문이죠.

전 고기를 먹을 때 상추에 쌈을 싸먹는 편이 아닙니다.

남들 하나 쌈싸먹을 때 세개의 고기를 집어먹을 수 있습니다.

저희 테이블에서 고기를 구웠던 썸양은 그러나, 고기를 구우면서도 자기 몫의 고기를

놓치지 않는 노련함을 보였습니다.



익혀진 고기는 핏기가 가시자마자, 불에 스치자 마자 급하게 제 입속으로 입수시켰습니다.

웰던으로 익혀먹기엔 한시가 급했습니다. 레어, 미디움 레어의 고기들을 바삐 먹었습니다.

소고기 등심의 역시 사랑스러웠습니다.

어머니는 "나중에 결혼하면 친구가 남편보다 좋다면서"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낼 것을 당부하는 일장연설을 펼치고 계셨으나

저는 결혼하면 남편보다 고기가 더 좋을 거 같습니다.

여긴 왜이렇게 고기가 맛있냐는 질문에

고기 구워주시는 분은 한우의 가장 맛있는 부위를 사용한다 라는 답변을 주셨습니다.


고기는 자주 먹을 순 없습니다.

하지만 가끔 먹으면 참 행복합니다.

인생에서 정말로 행복할 때 내 인생은 무엇을 위해 살아왔으며,

앞으로 내가 추구해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매일 함께하기 위해 결혼을 한다고 합니다.

전.. 고기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삼시세끼 고기만 먹을 순 없을까요?

여기서 인생의 고민이 발생하는군요.

세끼 고기만 먹고 산다는 건 인생의 이상에 가깝습니다.

그건 이상일 뿐 현실이 되지 못하지요.

고기를 가끔 먹는다는건 행복이지만

고기를 매일 먹는다는 건 '악'일지도 모릅니다.

좋아하는 것을 매일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에서..

인생은 가끔 씁쓸하구나.. 내가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 없는 거구나 하는..

... 슬픈 생각이 듭니다.




1인분을 더 추가하여 고기를 먹은 후에도 아쉬움이 남아 다시 뱃속의 고기가 내 혀로

되새김질이라도 되었음 좋겠다는 시점에서 김치국물 같은게 등장합니다.



김치국물을 보골보골 끓인 다음

밥을 쉬리릭 볶아 넣습니다.
깍두기와 김치가 함께하는 김치 볶음밥입니다.

등심을 굽던 판이니 그 숨결이 남아있지 않을까 하고 맛을 보았지만 등심의 숨결은 이미

사라지고 없엇었습니다.


무언가 등심으로 열심히 익기도 전에 낼름 낼름 먹었지만 그 부족함이 남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인생의 행복에도 얼마간의 부족감은 남기 마련입니다.

그 행복만으로 완전히 채워지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현실은 '김치볶음밥'을 제공하며

그 아쉬움을 채우라 말합니다. 
 

김치볶음밥도 맛있었습니다. 항상 등심만 먹고 살수 없겠죠?

하지만.. 김치볶음밥도 그 나름의 임무를 가지고

등심의 빈자리를 채워주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김치볶음밥으로 배를 채우되 그 등심의 기쁨을 잊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꾺꾹 눌러서 먹는 바삭한 볶음밥도 맛있습니다.

계산할 때 보니 계산하는 아주머니가 밍크를 입고 계십니다.

청담동 새벽집은 꽃등심을 팔아서 주인이 어마어마어마한 부자가 되었다던데..

대도식당도 그런가?

알고보니 계산하시는 분은 아버지의 초등학교 동창의 와이프의 언니라고 하네요.

등심은 한근에 6만 6천원, 즉 한명이 먹기에 3만 3천원 정도입니다.

앗백이나 빕스의 퀄리티있는 스테이크 정도의 가격과 비슷한데요.

ㅠ스테이크와 대도식당 등심 중 뭐가 더 좋은 선택이라고 겨룰 순 없습니다.

둘다 고기니까요.



인생의 행복에 대한 고뇌와 자아성찰을 하게 해주었던 곳, 삼성동 대도식당이었습니다.

태그 : , , , , , , , , , , , , , , , , , , , , , , , , , 대한민국>서울>강남구>삼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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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약재상으로 유명한 경동시장에서 한우등심을 사오다~ㅋ

    Tracked from It's alright, It's allgood...  삭제

    오늘은 에너지충전겸해서 소고기먹었어요~^^ 소고기는 고급의 요리재료이고, 사람과 체격이 비슷하다하여 옛날부터 소의 각부위가 인체의 각 부위를 보완한다고 여겼다고하네요. 그래서 소 '낭심'요리가 말이 많았던건지...-_-;; 성질이 평탄하고, 달며 독하지 않다고합니다. 소갈과 수종에 효과가 있고 근골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있습니다. 저처럼 근골이 과다하게 튼튼한 사람은 맛있어서 먹는거지요^^;; 오늘은 한우 등심을 사왔는데요. 오늘은 좀 색다르게 경동..

    2008/12/3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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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아독종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벽집에 육회비빔밥 먹으러 한번 가야 하는데...쩝..볶음밥 보니깐 겁난다....ㅋㅋ

    2008/12/09 10:39
    • BlogIcon 로로  수정/삭제

      새벽집에 육회비빔밥도 팔아요? 그것도 안먹어봤어요 ㅠ 아궁금 ㅠ

      2008/12/09 15:17
    • BlogIcon 로로  수정/삭제

      유아독종님의 한마디로 인해;;;
      결국 새벽집가서 육회비빔밥 먹고 왔습니다.
      이 한마디가 며칠 동안 제 가슴을 울리더군요.
      "육회비빔밥,육회비빔밥,육회비빔밥.. 그게 그렇게 맛있대.."

      2008/12/12 02:56
  2. BlogIcon hong!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정말 맛있겠네요. 저도 우리 마나님 데리고 가서 꽃등심으로 한번 자리매김 해보는 도전을 해봐야겠네요. ^^

    2008/12/09 10:48
    • BlogIcon 로로  수정/삭제

      꽃등심 ㅠ 아 ㅠ 그것만 먹고 살수 있으면 인생에 다른 걱정이 없을 거 같아요 ㅠ

      2008/12/09 15:23
  3. BlogIcon 철산초속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놔..난 맛난 우삼겹먹어본적이 없다는...근데 저 밥비벼먹는거 진짜 맛나겟다..ㅡㅡ

    2008/12/09 11:13
    • BlogIcon 로로  수정/삭제

      등심의 숨결을 느낄 수 없어서 초큼 슬펐어요 ㅠ
      고기라도 섞어서 비벼주시지 ㅠ

      2008/12/09 15:24
  4. BlogIcon 디걸양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벽집, 대도식당.. 육질이 다른 곳만 골라가셨네요,,ㅎㅎ

    저도 대도식당 처음 먹던 날을 잊지 못한답니다. 비싸도 잘 되는 집은 이유가 진짜 있는 듯-

    2008/12/10 18:55
    • BlogIcon 로로  수정/삭제

      ㅎㅎ 현아언니 오랫만이에요 ^^
      대도식당 정말 유명한 곳이었군요 ~
      꿈에라도 나올 고기맛 ㅠ

      2008/12/11 01:30
  5. BlogIcon 세담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거 정말 염장이네요~~ㅋㅋㅋㅋ
    새벽집 가본지가 언제인지.....ㅋㅋㅋ
    대도식당도 ~~~가봐야 겠어요

    2008/12/11 00:13
    • BlogIcon 로로  수정/삭제

      아ㅠ 배고프면 전단지도 염장샷이지요..
      ㅠ 정말 고기먹고 싶네요 ㅠ

      2008/12/11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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